[여의도 stock] 담뱃값 여파 KT&G 울고… 편의점 웃고

입력 2014-09-13 03:52

정부가 담뱃값 2000원 인상 방침을 발표한 뒤 KT&G 주가가 이틀 연속 떨어졌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G는 전날보다 2.88% 내린 8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담뱃값 인상 방안이 발표된 전날에는 5.55% 급락했었다.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인상폭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담뱃값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오른 2005년에 KT&G의 내수 담배 판매량은 27.0%나 급감했고 다음해엔 4.2% 증가에 그쳤다. 2007년부터 가격 인상 영향이 사라졌다.

증권가에선 담뱃값 인상이 KT&G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큰 폭의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급감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효과보다 커서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있고, 반대로 ASP 상승효과가 판매량 감소를 만회해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키움증권 우원성 연구원은 “2000원 인상 시 과거에 비해 폭이 매우 커서 단기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매출 비중이 높은 2500원 제품의 ASP 인상률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못한다면 판매량 감소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박애란 연구원도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담배를 사두려는 가수요 물량도 있겠지만, 이보다 가격 인상 부담에 따른 시장 위축이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교보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ASP가 상승하면서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KT&G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지니고 있어 외국계 경쟁사를 능가하는 가격 결정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담뱃세가 정기적으로 상향 조정되므로 ASP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담뱃값 인상의 수혜주로 꼽히는 편의점 종목들은 이틀 연속 주가가 올랐다. GS리테일은 1.83% 상승한 2만5000원, BGF리테일은 1.64% 오른 6만8000원에 마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