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로 명함을 찍으면 명함에 적힌 이름 직함 전화번호 등이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애플리케이션이 직장인 사이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런 앱은 보통 광학문자판독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명함 정보를 인식하는데 종종 이름 숫자 등을 잘못 판독한다.
이에 최근 앱 업체에서 명함 사진을 전송받아 일일이 수작업으로 변환해주는 앱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피스트 300여명이 일일이 명함 정보를 정리한 뒤 휴대전화로 다시 전송해주는 방식이어서 거의 100% 정확성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렇게 외부에 노출된 명함 정보는 과연 안전할까. ‘보안성’을 ‘편의성’과 맞바꾼 이 앱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이 앱은 명함을 촬영하면 보통 10분 안에 모든 정보가 휴대전화 연락처 리스트에 입력된다. 한자나 영어 명함도 등록할 수 있다. 이용자가 10만명이 넘고 등록된 명함은 300만장을 넘어섰다. 매일 평균 3만5000장이 새로 등록된다.
최첨단 서비스를 수작업으로 수행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고민도 있다. 명함은 당사자끼리 직접 만나 주고받는 개인정보여서 이런 ‘제3자 위탁’ 방식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타이피스트가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유출하거나 명함 정보를 저장한 서버가 해킹당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명함 정보가 노출되면 피싱 등 사기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기업 영업사원 오모(27)씨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셈이어서 나에게 명함을 준 사람들이 어떻게 여길지 걱정된다”며 “결례인 것 같아 주요 거래처 명함은 직접 입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앱의 개발사는 타이피스트에게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유출하거나 악용하면 3억원을 배상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전문 보안교육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고 재택근무여서 유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개발사 관계자는 “누가 명함을 입력했는지 추적하고 정보는 이중암호화해 아마존 서버에 저장한다”며 “타이피스트에게 명함의 일부분만 보여줘 입력하게 한 뒤 이를 서버에서 자동 조합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명함 수작업 정리’ 앱 인기… 정보는 안전할까
입력 2014-09-13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