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담석증과 담낭 용종

입력 2014-09-15 03:43

담석증 환자가 연평균 7.3%씩 증가하고 있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몸 안에 돌을 갖고 사는 인구도 덩달아 늘고 있다.

담석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만성 소화불량이다. 명치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우측 날개 뼈 아래와 어깨 쪽으로 퍼진다. 때때로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보통 2∼3시간 후 수그러든다. 그래서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나서 흔히 겪는 소화불량이나 신경성 위염 정도로 받아들이기 쉽다. 식사 후 불편했다가 좋아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의사들에게 ‘4F’ 질환으로 불린다. 40대(Forty)의 비만(Fatty)한 여성(Female)에게 잘 발생하고, 특히 임신(Fertile) 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서다. 담석은 담즙이 통과하는 담관과 담도, 담낭(쓸개)에서 주로 발견된다. 식습관이나 비만 여부와 상관없이 담즙 자체가 돌처럼 굳기 쉬운 성질을 가져 발생한 것이 많다.

그러나 우연히 발견되는 무증상 담석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그대로 두는 것이 원칙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킬 때만 치료의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통증이 있는데도 담석을 방치하게 되면 결국 만성 담낭염으로 발전, 담도가 들러붙는 담도협착증을 합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담낭염이 동반된 담석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로 제거한다. 식습관의 서구화 및 담석증 환자의 증가로 담낭을 제거한 인구도 많아졌다. 충수염으로 맹장을 잘라내듯 담석증으로 담낭을 잘라낸 것이다.

이 수술 후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담낭 없이 사는 것이 괜찮은지’에 관한 문제다. 흔히 지조가 없거나 줏대가 없는 사람을 ‘쓸개 빠진 인간’이라고 놀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쓸개를 ‘중정지관’(中正之官)이라 하여 결단력이나 담력 등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는 오해다. 담낭이 없어져도 간에서 같은 양의 담즙이 계속 생산되고 십이지장과 담도가 쓸개즙 분비 및 조정자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도 안 생긴다. 담낭절제술 후 처음엔 소화 장애나 거북함,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진다.

한편 담석과 함께 많이 발견되는 질환이 담낭 용종이다. 담낭 용종이란 담낭 안에 생긴 물혹을 가리키는 것이다. 담석과 달리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이 때는 자칫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양성이라도 추적 관찰하는 게 원칙이다. 그 결과 크기가 10㎜이상으로 자라고 담석까지 동반하게 되면 제거해야 한다. 담낭 용종 역시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로 제거한다.

정철운 국제성모병원 소화기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