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먼지 속 ‘나노소포체’ 폐암 위험 38배

입력 2014-09-15 03:44

아파트 내 침대 먼지에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사진)가 대량 존재, 각종 폐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의료원 이화융합의학연구원 김윤근 교수팀은 포스텍 생명과학과, 서울아산병원, 단국대병원 연구진과 공동으로 총 625명의 폐질환자 진료자료를 바탕으로 나노소포체와 폐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나노소포체란 세균이 세포 사이에서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분비하는 물질로, 대개 초미세먼지와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10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작은 입자를 말한다. 입자의 특성상 침강이나 응집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기 중 체류기간이 미세먼지보다 길고 그만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폐에 침투했을 때는 폐포 내 대식세포에만 흡수되는 정도에 그치지만, 초미세먼지를 들이키게 되면 폐포 내 대식세포뿐만 아니라 기도 상피세포에도 흡수돼 기관지염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하는 이유다.

연구결과 초미세먼지 속 나노소포체는 소아 천식은 물론 성인의 폐·기관지에도 악영향을 미쳐 나이, 성별, 흡연 경험과 상관없이 COPD와 폐암 발생위험을 각각 8배, 38.7배나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폐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나노소포체 소굴로 전락하기 쉬운 아파트 실내, 특히 침대 내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나노소포체 검출 및 진단기술과 치료용 백신을 개발, 상용화하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