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까지 체결됐던 동부그룹의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무산됐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동부의 구조조정 작업이 다시 난항에 빠진 모습이다.
동부는 12일 동부발전당진 지분 60%(1200만주)를 27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삼탄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동부와 삼탄은 지난달 8일 매각계약을 맺었고 계약금 270억원도 주고받았다.
삼탄이 인수를 포기한 배경에는 송전선로 건설 부담이 있다. 충남 당진의 동부발전당진에서 북당진변전소까지 30㎞ 구간에 정부 권고로 기존의 765㎸ 송전선로 외에 345㎸ 예비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345㎸ 예비 송전선로 건설비용을 발전사업자가 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께 송전선로를 쓰게 될 인근의 동서발전과 비용을 나눠 부담한다고 해도 동부발전당진은 추가로 수백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민원도 부담이었다.
동부발전당진 매각 무산에 따라 동부그룹은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동부건설은 삼탄에서 들어올 매각 대금으로 산업은행에서 빌린 브리지론 1989억원을 미리 갚고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5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동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은 내년 6월이 만기로 동부발전당진을 매각하는 시점에 갚으면 된다”면서 “채권 500억원도 자체적으로 상환이 가능해 당장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말 약 3조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동부제철은 채권단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 실사가 최근 마무리됐으며 곧 본격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동부하이텍의 경우 매각을 위한 기업실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동부발전당진은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동부특수강처럼 일단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되팔아 차익을 동부그룹에 넘겨주는 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동부발전당진 매각 무산… 구조조정 삐끗
입력 2014-09-13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