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새정치연합] 野 리더십 잇단 비판… 안철수에 특히 쓴소리

입력 2014-09-13 03:38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야권을 향해 줄곧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인사다. 그의 야권 비판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력과 함께 새정치연합의 비토 이유로 꼽힌다.

이 교수는 특히 야당의 리더십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다. 그중에서도 주요 타깃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였다. 이 교수는 7·30 재·보궐선거 직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 전 대표에 대해 “과연 정치적인 판단력이 있는 사람인가 할 정도”라고 인신공격성 비난을 했다. 그는 특히 야당 패배의 원인으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취약한 리더십, 독선적인 공천, 야권 분열 등을 언급하면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재보선에서 두 사람이 공천을 자기들 소유물처럼 전용했다”고 일갈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공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 교수는 2012년 8월 펴낸 대담집 ‘대통령 선택의 조건’에선 안 전 대표를 겨냥해 “권력을 보는 태도에서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후보는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차이가 있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이 교수는 ‘불 보듯 뻔한 야권 참패’라는 칼럼을 통해 야권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교수는 당시 김·안 전 대표에 대해 “두 사람이 새정치를 위해 통합을 결정했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동병상련의 두 사람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통합을 하면서 내건 명분이 기초선거 무공천인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이 교수는 박 대통령의 김용준 총리 후보자 지명, 여권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대응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진솔하지 않다. 박 대통령은 선거가 끝나자 태도를 바꿨고 새누리당은 유족들을 폄하하고 모욕했다”고 공격했다.

이 교수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당(새정치연합)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수락한다는 게 내 입장”이라며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의 반발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인신공격을 하면 상처를 입겠지만 (새누리당 경력을 문제삼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김종인 전 의원의 여권 이탈,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야권행이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진행됐던 전례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