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45개국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될 선수촌은 풍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개촌식이 열린 12일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 공원에선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자전거를 타고 주변 경관을 만끽하고 있었다. 여의도 공원 만한 크기(7만1000㎡)의 공원에서 선수들은 길가에 조성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에리사 선수촌장은 “선수촌에는 여러 시설이 구비돼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많다”면서 “이를 위해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120대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공원을 지나가자 선수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선수촌이 시야에 들어왔다. 선수촌은 아파트 22개동 2220실에 최대 1만45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남문에서 북쪽으로 올라가자 107동에 인공기가 걸려있었다. 북한 선수단이 사용하는 숙소였다. 107동에는 중국의 오성홍기도 나란히 걸려 있어서 중국과 북한 선수들이 함께 숙소를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규모 선수단이 나선 중국은 106동도 통째로 쓰고 있었다. 한국은 107동 바로 뒤편에 있는 101동을 썼다. 다만 일본은 남북·중과 좀 떨어진 801동에 여장을 풀었다.
편의시설이 모여 있는 서비스센터에는 벌써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 곳에는 기념품점과 편의점은 물론 마사지실, 미용실, 당구장, 탁구장, 밴드 합주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다. 중국 선수들은 당구를 치며 여가시간을 만끽하고 있었고, 안마의자에 앉아 몸을 푸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 기간에 사실상 본부 역할을 하게 될 초등학교 건물에서는 선수촌 지원 요원들이 손님맞이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바로 옆 유치원 건물을 빌려 쓰는 선수촌 내 의료센터는 종합병원이었다. 일반외과, 응급의학과, 내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치과, 안과, 한의원 등 9개 진료과가 개설돼 24시간 운영된다고 한다. 의료센터에는 의사 16명과 한의사 6명,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안경사, 통역 자원봉사자 등 129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방사선 촬영을 위한 특수 자동차 2대와 구급차 4대도 의료센터 주차장에서 활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이 문을 열었다. 개촌식 점심 때는 간단한 빵부터 시작해 식사를 마친 뒤 즐기는 과일과 음료, 커피까지 두세 접시에도 다 담을 수 없는 80종 이상의 요리가 나왔다. 다양한 종류의 빵과 치즈 등 서양식 식단 뿐 아니라 팔보채 등 중국식 요리, 커리에 동남아시아에서 빵과 함께 즐겨 먹는 카야잼까지 나와있었다. 이슬람 국가 선수들을 위한 ‘할랄 푸드’ 코너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선수촌에서는 음식과 주류의 반입, 조리가 금지되는 대신 선수와 임원들을 위한 식당이 24시간 가동된다. 한식, 동양식, 서양식, 할랄식 등이 제공되고 음식의 종류는 무려 548종이나 된다. 식사 때마다 1만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 준비되며 이에 투입되는 조리사만 450명에 이른다. 식당 규모도 동시에 3500명이 앉을 수 있도록 크게 지어졌다.
앞서 개촌식은 다문화 어린이합창단의 공연과 아시안게임 홍보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이 촌장의 개촌 선언에 이어 기수단이 대회기를 게양하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입촌 국가가 많지는 않았지만 북한을 비롯해 오만, 방글라데시, 몰디브 등에서도 선수단 대표 1∼2명씩이 나와 개촌을 축하했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D-6-르포] 아시아드선수촌 107동에 인공기·오성홍기… 한국은 101동서 출격 채비
입력 2014-09-13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