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 빨아들이는 차이나 머니

입력 2014-09-13 03:02 수정 2014-09-13 16:32
한류의 여파는 중국 관광객 증가 정도에 그치지 않고 국내 콘텐츠 보유 기업들에 ‘차이나 머니’의 직접 유입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3일 국내 최장수 유아복 브랜드 ‘아가방’이 중국 기업에 인수된 것이다. 아가방앤컴퍼니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욱 회장은 지분 15.3%(427만2000주)를 주당 7500원에 총 320억원을 받고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의 한국 자회사 라임패션코리아에 매각했다.

12일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중국 기업에 팔린 한국 의류업체는 아가방앤컴퍼니를 포함해 4곳에 달한다. 유아복 브랜드 ‘밍크뮤’와 ‘블루독’을 보유한 서양네트웍스가 지난해 1월 1960억원에 홍콩 업체 리앤펑에 인수됐다. 2012년에는 아비스타가 122억원에 디샹그룹으로, 인터크루가 안나실업에 넘어갔다.

자체 브랜드와 상품 기획력이 부족한 중국 업체들이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기업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중국 자본은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한국 업체 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패션뿐 아니라 화장품·게임 분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