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영남권에 이어 이번에는 제주지역 신공항 건설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 10여년 동안 논란만 많았고 진척이 없었던 신공항 건설사업을 현 정부 임기 내에 확정짓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 결과 제주공항이 2018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주공항의 항공수요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1%씩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4.1%나 늘었다. 내년 이후 연평균 예상 증가율은 4.4%로 예측됐다. 특히 2018년 예측 항공수요는 2830만명으로 이때부터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저비용 항공사의 급성장, 올레길 등 제주관광 활성화, 중국인 방문객 증가 등이 주원인이다. 제주공항의 저비용 항공사 점유율은 2006년 3.1%에서 지난해 53.7%로 급증했으며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17만5000명에서 지난해 181만2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제주도는 1990년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검토만 했지 그동안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주공항 확장 대선 공약을 계기로 이번에 다시 수요 조사를 하면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영남권과 제주 신공항 모두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며 “정부 내에서는 공약으로 추진됐다 백지화됐던 지난 정부의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가 과거 조사와 달라진 점은 제주공항 포화시기가 당초 2025년에서 2018년으로 7년 빨라진 것이다. 신공항을 건설하는 데 최소 7∼10년이 소요된다고 볼 때 당장 내년에 신공항을 건설한다 해도 2018년 이후 5년여간은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사전 타당성 검토용역을 시행할 방침이다. 사전 타당성 검토에는 1년가량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 결과를 보고 신공항을 건설할지 기존 공항을 확장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신공항 건설을 원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신공항 건설에 따른 수조원의 재정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박재현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사전 타당성 검토를 해봐야 하겠지만 기존 공항에 활주로를 하나 더 놓거나 새로운 공항을 짓는 등의 여러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2018년 활주로 포화”… 제주 新공항 건설 탄력받는다
입력 2014-09-1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