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몰디브를 시작으로 19일까지 스리랑카, 인도로 이어지는 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인도에는 17일부터 사흘간 머무르면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앙숙 관계인 두 나라가 ‘경쟁이냐 협력이냐’를 선택하는 중대기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시 주석의 인도 방문 전에 인도의 앞마당인 스리랑카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특히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예정돼 있다. 이미 중국은 스리랑카 서부 콜롬보항의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5억 달러를 투입한 상태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도에는 상당한 군사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분석했다. 상하이국제관계연구소 왕더화 교수는 “경제적 목적이 우선이지만 중국 군함이 필요할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간 중국은 인도 이웃 국가들에 대규모 지원을 해오면서 ‘인도 포위 전략’을 구사했다. 방글라데시에 화력발전소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인도의 또 다른 앙숙 파키스탄과도 우호관계를 맺고 있다.
과거 인도 정권은 중국이 이웃나라들을 ‘포섭’하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적극적인 중국 견제 전략을 쓰고 있다.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부탄과 네팔을 선택했고 파키스탄에도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최근 일본을 방문해 해상자위대와 인도 해군의 해상 공동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끈끈한 우의를 과시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시 주석은 인도 방문 중 분야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경 문제를 포함한 해묵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자야데바 라나데 중국전략분석센터 소장은 AFP통신에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쟁과 협력 사이의 분명한 한계선을 그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 주석은 11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개월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갖고 가스관프로젝트 등 전략적 협력 분야에서의 공조 강화를 다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양국이 고속철 협력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위성항법시스템 분야와 대형 여객기, 헬리콥터 등 공동 제작 프로젝트도 새로운 진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다음 달 장거리 대형 항공기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인도 ‘경쟁이냐 협력이냐’ 시진핑, 사흘 일정 방문
입력 2014-09-13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