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6] 현정화 선수촌장 “장애인아시안게임의 감동도 함께 느껴주세요”

입력 2014-09-13 03:11

“북한 이분희 대표와 20여년 만에 인천에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장에 선임된 현정화(45·사진) 한국마사회 탁구단 총감독은 북한 이분희(46)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과의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12일 이같이 밝혔다. 현 선수촌장은 오전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선수촌장 위촉식 뒤 “선수촌장직을 수락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현 선수촌장은 2005년부터 3년간 태릉선수촌장을 지냈던 이에리사(60)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여성 스포츠인 출신으로는 두 번째 선수촌장을 맡게 됐다. 이 의원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장이다.

현 선수촌장은 오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구월아시아드선수촌 선수들의 안전과 숙식을 책임지게 된다. 또 선수촌에서 추진하는 공식 행사들을 주관하고, 선수촌 방문 주요 인사들을 영접한다.

현 선수촌장은 이분희와 19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남북 단일팀을 꾸려 출전해 우승했었다. 그는 “당시 남북 단일팀 탁구선수로 만난 이분희와 언젠가는 외국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그 꿈이 인천에서 이뤄지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북한 장애인 선수단을 이끌고 인천장애인아시아게임에 참가하는 이분희 대표를 만나 남북 단일팀의 감격을 재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할 계획이다. 그는 “남북 단일팀은 어떤 종목에서라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처럼) 이벤트로 끝날 게 아니라 남북 체육 교류를 꾸준히 하다보면 북측 사람들도 마음을 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선수촌장은 고교 1학년 때인 1985년 탁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1987년 뉴델리세계탁구선수권대회 복식 우승, 1989년 도르트문트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우승,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우승, 1993년 예테보리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식 우승 등 화려한 전적을 남긴 한국 여자 탁구의 영웅이다.

현 선수촌장은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인천아시안게임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장애인아시안게임의 감동을 직접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