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이 송전탑 반대 주민에 돈 돌려

현직 경찰서장이 추석 연휴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100만∼300만원의 돈을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재 노력의 하나로 한국전력의 위로금을 대신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시민단체는 한전과 경찰이 주민을 돈으로 회유하려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경북 청도경찰서의 한 직원은 지난 9일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사는 주민 6명에게 이현희 청도경찰서장 이름이 찍힌 돈 봉투를 전달했다. 이직원은 “서장님이 할머니들 병원비 하라고 줬다”며 돈봉투를 건넸다고 할머니들은 전했다. 6명은 모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이다. 이 가운데 2명은 돌려줬으나 4명은 받았다. 이들은 자식이 대신 받거나 경찰서 직원이 돈을 두고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명에게 300만원씩, 다른 2명에게 100만원씩 등 모두 800만원을 전달했다. 2명이 돌려준 800만원을 포함하면 모두 1천600만원이다. 금액이 100만원, 300만원으로 각기 다른 이유에 대해서 공대위측은 “이 서장의 성이 ‘고성 이씨’인데, 300만원 준 할머니들은 같은 성씨라면서 돈을 더 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서장은 “내가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에게 제안해서 돈을 받아 주민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감찰팀을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