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개인 기증 자료들을 전시한다. 상설전시관 3관 기증실에서 최근 개막한 ‘2013 기증자료전’에는 조선시대 관복이나 근·현대 치마저고리 같이 집안에 전해오던 물건들이 나오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혼수품도 있다. 6·25전쟁 당시 피난일기, 금성 냉장고, 2002년 한·일월드컵 취재 출입증 등도 볼 수 있다.
내년 3월 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한 해 동안 93곳의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기증받은 4800여점의 자료 가운데 미공개 자료를 선보이는 자리다.
이명래 고약을 개발한 이명래(1850∼1952)의 막내딸인 이용재(2009년 별세) 여사와 법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유진오(1906∼1987) 박사 가족의 자료도 전시에 나왔다. 이 여사가 직접 착용했던 옷, 가방, 구두 등과 진료에 사용했던 의료기구, 이명래 고약 관련 자료 등이다. 이 자료들은 유진오 박사와 이용재 여사의 아들인 유종 선생이 기증했다.
‘거제도 피난일기’는 기증자 최영철씨의 아버지인 고 최중훈 선생이 1950년 6·25 때 함경북도 청진에서 함경남도 흥남을 거쳐 거제도까지 피난생활을 직접 기록한 자료다. 피난일기는 1950년 12월부터 1952년 6월에 걸쳐 기록된 것으로 총 4권인데, 이번 전시에는 2권이 나왔다.
조선왕실 상궁이었던 외할머니가 친정어머니에게 마련해준 적삼, 치마 등 혼수품들, 한강에서 사용된 어구, 1970년대 초반 금성 냉장고 등도 전시됐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이명래 고약·금성 냉장고… 추억의 물건들 구경하세요
입력 2014-09-12 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