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와 패션업계의 협업이 활발하다. 가요계는 리스크가 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패션업계는 한류를 이용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제일모직이 공동설립한 ‘네추럴나인’은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옥타곤 클럽에서 글로벌 영스트리트 캐주얼 의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을 론칭했다.
YG의 경우 빅뱅의 지드래곤, 태양이나 투애니원(2NE1)의 씨엘이 ‘패션 피플’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들을 앞세워 이미 화장품 사업에 나선 상태다.
가요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소속 연예인들의 인기 하락부터 소속사 탈퇴, 계약 위반 등 변수가 많아 리스크가 크다”면서 “그런 점에서 YG는 지드래곤이나 씨엘 등을 앞세워 패션 브랜드를 키울 경우 사업 다각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제일모직도 YG와의 협업을 통해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에 젊고 신선한 느낌을 가미하는 효과를 얻는 동시에 K팝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제일모직 관계자는 “우리는 생산, YG는 기획·홍보·마케팅 등을 담당해 국내는 물론, 중국·일본·동남아·미주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나곤은 이날 론칭쇼를 시작으로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10꼬르소꼬모 이탈리아 밀라노 본점 등에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제품을 선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의 2PM 준케이도 이날 자신의 노러브(NO LOVE) 팔찌를 인터파크 JYP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공개했다. 노러브는 준케이의 음악적 정체성을 담고 있는 쥬얼리 브랜드다. 앞서 2PM의 또 다른 멤버인 닉쿤은 컨템퍼러리 가방 브랜드 ‘로사케이’의 론칭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가방을 선보였다.
K팝과 패션의 결합은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미국 뉴욕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개최한 ‘컨셉코리아’ 패션쇼는 그런 시도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디자이너 고태용과 이승희는 각각 보이 그룹인 블락비와 위너의 콜라보레이션 음악을 모델들의 런웨이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디자이너 이주영은 드렁큰타이거의 음악을 활용했다.
가요계와 패션업계의 협업이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이랜드그룹과 패션스타 마케팅을 목표로 조인트벤처 법인인 ‘아렐’을 설립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랜드는 2년 만에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2년 JYP와 파트너십을 맺은 리복도 캠페인 및 뮤직비디오 제작 등 업무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해당 브랜드 제품을 입고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광고 모델로 나서는 것으로는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패션업계는 연예인이라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지 마케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가요계는 패션업체의 유통 노하우를 배우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손잡은 K팝·패션… 시장확대 돌파구 될까
입력 2014-09-12 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