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혹평과 호평 사이

입력 2014-09-12 03:42
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애플워치(Apple watch)’를 두고 각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애플의 방향성이나 제품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스마트워치와는 차별화된 애플워치가 웨어러블 시장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 초창기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했던 독일 출신의 원로 디자이너 하르무트 에슬링어(70)는 애플워치 등 최근 애플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에슬링어는 10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웹사이트에 실린 칼럼에서 최근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 “근본적인 혁신이 없다는 사실은 애플이 마케팅 중심의 회사가 돼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애플은) 이제는 시장의 압력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워치에 대해 “스티브 잡스였다면 아마도 스테인리스 스틸을 애플워치의 재질로 삼는 것을 선호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 루이비통 고급시계 사업부의 장 클로드 비베 부문장은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워치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들과 너무 똑같이 생겼다”면서 “고급품은 흔치 않고 고급스러움을 전달하지만 애플워치에는 이런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워치가 시장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매퀴비는 “애플워치가 그 제품군(스마트워치)의 정의를 내렸고, 다른 경쟁자들은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 맹렬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워치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중저가 시계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는 애플워치 출시로 내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300% 성장해 28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널리스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이 저가형 웨어러블을 내놓고 있어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중국발 시장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