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세출예산을 올해보다 5.7% 높여 잡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취지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5.7% 규모로 정했다”면서 “당초보다 8조원 정도 늘어난 규모가 돼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올해에 비해 20조원 정도 늘 것”이라고 밝혔다. 5.7%는 지난해 총지출 증가율(4.0%)과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2013∼2017년)에서 제시된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3.5%)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최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내년 관리재정수지 기준으로 볼 때 2.1% 정도 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1.7%였는데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적자폭이 0.4% 포인트 증가하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지금같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을 때는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해 단기간의 재정건전성 확보는 훼손이 된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회복시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1% 적자 규모는) 현재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봐도, 현 재정 여건을 감안해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적자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조차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공공기관과 공기업 부채까지 고려하면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정부 “2015년 예산 5.7% 늘릴 것”
입력 2014-09-12 0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