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확산… 연안 양식장 피해 눈덩이

입력 2014-09-12 04:54

지난달 초 남해안에서 발생한 유해성 적조가 청정해역인 경북 동해안으로 빠르게 확산된 후 강원도 해역을 위협하고 있어 연안 양식장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경북 포항시 장기면~영덕~울진 해역에 적조경보를 발령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해역의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는 ㎖당 800~4500개체로 조사됐다. 적조 특보는 ㎖당 10개체 이상 적조관심단계, 100개체 이상 적조주의보, 1000개체 이상 적조경보를 발령한다.

이로써 전남 완도~고흥~여수~남해~거제~진해~부산~울산~경주~포항~영덕 해역에 적조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영덕~울진 해역에는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유해성 적조는 빠른 해류를 타고 동해안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강원도 삼척과 동해 해역에 대한 적조 특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들 해역의 적조확산 원인은 여름철보다도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번성하기 쉬운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조량 증가가 계속돼 수온은 평균 섭씨 24도로 여름철보다 더 높다. 게다가 동해안 경북 포항∼울산 연안은 8월까지 주변 수온보다 3∼5도가 낮은 냉수대가 분포해 적조 발생을 막았지만 최근 냉수대가 급속히 사라지면서 수온이 급상승했다. 또 최근 남해안에서 동해안으로 빠른 해류가 발생해 적조가 급속도로 북상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남해안은 지난 8월 하순 시간당 130㎜에 달하는 집중폭우로 육지의 영양염류가 연근해로 대거 유입돼 서식과 확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적조 확산에 따라 어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남도의 경우 남해군과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 등에서 양식어류 150여만 마리가 폐사해 28억85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가 집중된 남해군 미조면 일대는 추석 전인 지난 4일 밤 적조가 양식장을 덮치면서 넘치 등 양식어류 100만 마리가 폐사해 25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고성군도 육상양식장에서 넙치 7만여 마리가 폐사했고 지난해 최악의 적조 피해가 발생했던 통영에서는 말쥐치, 볼락, 우럭, 참돔 등 9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또 경북 포항시 구룡포 지역 육상 양식장 6곳에서는 9일 게릴라성 적조생물이 다량 유입돼 넙치와 강도다리 7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수산과학원 정영훈 원장은 "유해성 적조가 빠른 해류 등의 영향으로 강원도 해안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육상수조 양식장에서는 유입해수의 적조생물 유무 확인과 산소발생기 가동, 먹이공급 중단, 야간취수 관리 등 적조피해 예방을 위한 양식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경남=윤봉학 이영재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