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전비탈리씨 “새 다리 선물로 주신 교회·성도님 감사합니다”

입력 2014-09-12 03:05
전비탈리씨(가운데)가 지난 9일 한국을 떠나기 전 한관희 선교사(왼쪽), 고광신 목사와 함께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새 다리를 선물해 주신 교회와 성도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석 이튿날인 지난 9일 오후 고려인 전비탈리(44·우즈베키스탄)씨는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고광신(서울고려인교회) 목사와 한관희(안산 다사랑외국인미션센터) 선교사의 손을 꼭 잡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사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1년 전만 해도 전씨는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해 8월 불의의 사고로 오른쪽 허벅지를 크게 다친 그는 신경이 끊어지면서 무릎 위를 절단해야 했다. 반년 가까운 기간 동안 병원을 전전했지만 치료비는커녕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한 선교사와 고 목사를 만난 뒤 안타까운 사연이 국민일보(지난 3월 4일자 28면·21일자 30면)에 보도되면서 새 희망을 찾았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십시일반으로 사랑의 성금을 보내왔고 전씨는 의족을 맞춘 뒤 재활훈련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이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전씨를 위해 모인 성금은 모두 860여만원. 이 중 780만원은 의족 구입비와 재활치료비, 항공료 등으로 지출했고, 나머지는 전액 전씨의 여비로 전달했다고 고 목사는 설명했다.

고 목사는 11일 “전씨의 딱한 사정이 국민일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꼭 필요한 만큼의 물질적 지원이 채워진 데 대해 우리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그 사랑을 바탕으로 전씨는 수개월 동안 이어진 재활훈련도 잘 견뎌냈다”고 전했다. 전씨의 사정을 접한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주한 우즈베키스탄대사관도 불법체류 신분의 전씨가 귀국하는 데 적극 협조했다.

전씨가 안정을 되찾은 데는 한 선교사 부부의 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부부는 전씨의 재활훈련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기도하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고 목사는 “전씨가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인생의 줄을 붙잡고 승리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