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상황, 6년 전보다 더 위기” 보폭 넓히는 정세균

입력 2014-09-12 04:44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사진) 상임고문이 오랜만에 정치 현안에 소신을 피력하고 나섰다. 7·30재보선 패배 이후 제1야당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당 혁신 방향을 ‘중도진보’로 정의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정 고문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견 정치학자들의 연구모임인 ‘정당정치혁신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새정치연합이) 지금 처한 상황은 2년, 6년 전보다 낫지 않고 오히려 더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조차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좌냐 우냐를 가지고 논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중도진보란 노선을 갖지만 정책을 채택할 때는 보수의 것도 가져다 쓰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 당의 수권 능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선 차기 전당대회 당권경쟁에 대비한 보폭 넓히기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혼란스러운 현재의 야권 상황에 대해 전 대표로서의 연륜과 비전을 보임으로써 당내 입지를 견고히 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정당정치혁신연구회 세미나는 총 다섯 차례 예정돼 있으며, 2차 세미나는 ‘새정치연합, 어디까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오는 19일 열린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