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 그대-⑤ 남자 볼링 최복음] 2010년 광저우대회 이어 다관왕 노린다

입력 2014-09-13 03:06

볼링은 올림픽에선 볼 수 없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12개의 금메달이 걸린 볼링은 남녀 개인, 2인조, 3인조, 5인조, 개인종합, 그리고 개인종합 상위권 선수들끼리 펼치는 ‘왕중왕전’ 개념의 마스터스까지 치러진다. 한국은 1978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대회마다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최근 2개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라 부를 만한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여자 개인종합과 마스터스, 3인조 그리고 남자 마스터스에서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고, 은메달 4개와 동메달 2개를 보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모두 아시아 신기록으로 동반 우승하는 등 금메달을 무려 8개나 쓸어 담고 은 5개, 동 2개를 합해 종합우승을 지켰다.

한국은 ‘볼링 천재’로 꼽히는 남자 볼링의 간판 최복음(27·광양시청)을 앞세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광저우대회 때의 성적을 넘어서는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왼손 볼러로 안정적인 자세와 정확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최복음은 고등학생이던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10년차 ‘베테랑 국가대표’다. 2006년 도하대회 때 처음 아시안게임에 출전, 개인전과 5인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남자 볼링의 대표주자로 활약해 왔다. 2008년 세계남자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3인조에서도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여자 대표팀에 비해 늘 전력이 약했던 남자 대표팀은 최복음의 등장과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복음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마스터스와 3·5인조에서 우승,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마스터스 예선 9번째 게임에서는 12개의 스트라이크를 쳐내 300점 만점을 올려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선수 최초의 퍼펙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저우대회 이후 최복음은 2011년 허리 부상을 당해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당시엔 다시는 볼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았다”며 “12년 전 부산아시안게임을 보면서 볼링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키웠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최복음이 경기장에서 본 선수 중 한 명인 김경민(30·인천교통공사)은 현재 그와 대표팀 룸메이트로 함께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이다.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 부상을 극복한 그는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5관왕에 오르며 건재를 뽐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다관왕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개인적으로는 마스터스가 욕심나지만 다같이 웃을 수 있는 5인조에서 더 금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3관왕이 다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