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조직 자금 세탁” LA경찰, 패션 중심가 급습

입력 2014-09-12 03:50
미국 수사 당국이 로스앤젤레스(LA)의 패션 중심가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단속을 실시했다. 미 언론들은 연방수사국(FBI)과 이민관세국(ICE), LA 검찰 등 1000여명이 10일 오전(현지시간) 시내 패션타운에 있는 상점 70곳을 급습해 용의자 9명을 검거하고, 6500만 달러(666억2000만원)로 추정되는 현금과 마약 등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한 점포 금고에서는 3500만 달러(358억7000만원)의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용의자들은 대부분 패션거리에서 영업하던 사업가·매니저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사업가 박모(56)씨와 매니저 박모(36)씨 등 한인 2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과 관련해 현지 언론은 LA가 멕시코 마약카르텔 조직의 ‘돈 세탁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마약 조직이 패션타운 ‘자바’에 있는 상점들을 보유하면서 합법적인 거래를 가장해 마약 판매로 벌어들인 엄청난 자금의 돈세탁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돈세탁은 멕시코 정부가 2010년 마약카르텔 조직이 달러를 페소로 불법 환치기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미 달러의 사용제한 조치를 단행한 이후 급격히 늘고 있다. 가령 멕시코 수입업자가 3만 달러 상당의 셔츠를 구매하려 할 때 브로커가 미국 내 조직들에 연락해 셔츠 도매상에게 달러로 대납해주고 멕시코 수입업자로부터 페소를 넘겨받는 방식이다. 로버트 E 덕데일 법무부 수사관은 “LA가 엄청난 마약 자금이 담긴 더플백과 가방을 정기적으로 옮기며 돈세탁을 해주는 진앙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습 단속은 조직원으로 위장해 잠입한 수사관들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