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에 치중하는 목회는 헤매게 돼있습니다. 헤매니까 열등감이 커지고 주눅이 들어 능력을 상실합니다. 지금은 기도의 능력을 회복하고 하나님만 즐거워하는 목회가 필요합니다.”
김기홍(66) 분당아름다운교회 원로목사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목회자들이 산과 기도원에 들어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구했지만 요즘은 교인 수나 교회당 유무, 예산 규모 등 외형적 성장이 목표가 돼있어 혼돈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지난해 가을 담임목사직에서 조기 은퇴했다. 이후 ‘바울식 하나님 누리기 목회’를 표방하고 ‘Faith목회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목회자 재교육에 나섰다. 세속적 수단이 아니라 사도바울처럼 하나님만 의지하는 목회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김 목사는 ‘능력 저하’ 현상의 사례로 차세대 목회자들이 교회 리더십을 맡으면서 전임자보다 영적 파워가 강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그는 “상당수 후임자들이 전임자의 겉모양만 흉내낸다”며 “교회의 영적 흐름을 계승하려면 목회자 자신이 내면의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는 희생과 절박함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외형에 치중하는 목회는 하나님 대신 헌금을 많이 내는 성도를 더 두려워하게 된다. 김 목사는 “사람을 두려워하면 노예가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면 아무도 두렵지 않게 된다”며 “하나님 아닌 것은 모두 우상”이라고 단언했다.
김 목사 역시 외적 성장에 치중했었다. ‘이야기 교회사’로 유명한 교회사가였던 그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등에서 20여년간 교수로 일하다 1999년 분당아름다운교회를 개척, 본격적인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제 생각에 교회를 하려면 적어도 교인 1000명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헤매더라구요. 교인이 늘지 않으니까 조바심이 나고 주눅 들고요. 진정으로 기뻐해야 할 대상이 하나님이어야 하는데 돈과 예배당 크기가 됐어요. 거기서 깨어나야 했지요.”
김 목사는 외형 추구의 목회에서 하나님을 갈망하는 목회 전환을 위해 간단한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는 하나님을 의식하는 것이며 둘째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겁니다. 매 순간 이를 연습하고 실행해보세요.”
그는 “하나님을 의식하고 의지하면 그 삶 자체가 영적인 것이 된다”며 “목회는 살아계신 하나님이 하는 것이라 무섭고 두려운 거다. 그래서 신비롭다”고 말했다.
‘Faith목회아카데미’는 오는 15일부터 12주 과정으로 시작한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길 서초교회(김석년 목사)에서 진행된다. 전임교수는 김 목사와 김석년 목사가 맡게 되며 특임강사로 11명의 현역 목회자들이 참가한다. 목회의 기초(복음과 기도), 목회적 기본기(설교 작성, 기독교강요 묵상, 교회론 세우기, 동역자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해 강의한다(02-591-0537·cafe.naver.com/fmacademy2).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사도바울처럼 하나님만 의지하는 목회해야”
입력 2014-09-12 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