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김도일] 원조보다 더 원조다운

입력 2014-09-12 04:29

한국교회는 분명 위기에 처해 있다. 성인에 비해 어린이, 청소년들의 출석은 확실히 바닥을 치고 있다. 서울 시내의 어떤 교회는 성인 출석 교인이 3만명을 넘는 것에 비해 어린이와 청소년은 1300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4.3%밖에 되지 않는 매우 적은 숫자이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 교회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문제는 이런 교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4세부터 14세 사이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전도해야 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414 윈도우 사역본부’에서 만든 동영상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에 그 나이 대에 있는 자녀들의 비율은 거의 33%에 달한다고 한다. 이 동영상 자료는 유튜브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교단을 초월해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교회는 거의 반 이상이 교회학교 자체를 운영할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통계가 그런 현실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히든 싱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거기에 우리나라 발라드음악의 전설과도 같은 신승훈의 노래를 모창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뽑힌 사람들이 죽을힘을 다해 신승훈처럼 노래를 부르려고 애쓰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았다. 결국 밤낮 신승훈의 노래를 듣고 따라하고 그처럼 노래를 잘 불러보려고 노력하던 한 사람이 모창의 대상인 원조 신승훈을 이기고 ‘원조보다 더 원조다운’ 신승훈으로 선정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다.

그러나 정말 압권은 모창자의 노력에 있지 않았다. 신승훈은 노래를 자신보다 더 자신처럼 부르는 후배에게 1등 자리를 내주고 나서 이런 말을 뱉었다. “제가 이 친구들에게 배운 것은 아, 내가 이들처럼 이런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던 때가 있었구나. 다시 초심을 찾아야지.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가수가 되렵니다.”

전율이 일었다. 어쩌면 이 말에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원조 목자, 원조 교사인 예수님이 가르쳐 준 핵심 교훈이 무엇인가. 어린 아이들이 주님께 가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눅 18:16)는 것이 아닌가.

어른들의 역할은 어린 아이들이 주님께 자유롭게 나가고 그분의 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필요를 이해하고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분부하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영혼 사랑에 대한 초심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디지털 세대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나 세대차를 좁히기 위한 시도조차 주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를 잃지 마세요”라고 호소하는 미래 세대들의 외침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때리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영혼 사랑과 구원이 우리의 최대 과제이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예수님의 심장을 갖고 다가가는 원조 목자, 원조 교사보다 더 원조다운 예수의 제자가 되는 것. 그분을 죽을힘을 다해 모방하고 그분을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위기의 상황 속에서 벗어나는 한국교회 성도와 사역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김도일 교수 (장신대 기독교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