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6] 스포츠광 김정은, 우수 선수엔 집 선물에 ‘영웅’ 칭호까지

입력 2014-09-13 03:49
북한 주민들이 지난해 8월 평양 만경대구역 수영장 시설 내에 마련된 모래터 배구(비치발리볼) 경기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이후 체육강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김 제1비서의 개인적 성향에다 정권 위상을 높이고 체제 선전에 체육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통일부는 김 제1비서가 참관한 체육활동이 2012년 6차례에서 지난해 25회로 급증했다고 12일 밝혔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 시가행진, 주택제공뿐 아니라 ‘영웅’ 칭호도 부여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역도 엄윤철, 김은국과 여자 역도 임정심에게 노력 영웅 칭호와 함께 국기훈장을 수여했다. 지난해 8월에는 김 제1비서가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5월부터 스포츠코너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김 제1비서도 개인적으로 올 1월 미국프로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맨을 초청해 평양에서 농구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북한은 또 최근 국제적 흐름에 따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북한은 올 초 롤러스케이트협회, 롤러피겨협회, 트램폴린협회를 발족했다. 지난 7월에는 우리의 전국체전과 같은 공화국선수권대회에 다이빙 남녀 혼성종목을 추가했다.

북한이 과거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새로운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해 성과를 내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북한은 체육강국 건설을 기치로 내세워 내부적으로 다양한 스포츠 행사를 열고 국제 스포츠 행사 참가에도 의지를 보였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5월 평양에서 열흘간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여러날자전거경기’를 처음 개최했다. 이 경기는 프랑스의 유명한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와 비슷하다. 또 지난달 말 평양에서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를 열면서 선수 출신인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등을 초청했다. 앞서 4월에는 평양시내에서 국제 마라톤 대회를 열기도 했다.

체육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북한은 2012년 11월 평양에 인민야외빙상장과 롤러스케이트장을 개장한 데 이어 그해 5월에는 능라인민체육공원, 9월에는 평양체육관 리모델링을 마쳤다. 또 지난해 말에는 마식령 스키장을 완공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