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종합 순위 10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북한은 인천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 이후 체육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데다 역도와 레슬링, 여자축구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北, “12년 만에 톱10 재진입한다”=북한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체육 강국이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것은 1974 테헤란아시안게임이었다. 역도와 사격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북한은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금메달 15개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이후 북한은 1978 방콕아시안게임과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종합 4위에 올랐다. 북한은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 때도 금메달 12개, 은메달 31개, 동메달 39개로 4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체육 투자가 위축돼 순위가 내려갔다. 1998 방콕아시안게임 때 8위에 그친 북한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선 9위로 간신히 톱10에 턱걸이했다. 결국 북한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선 순위가 16위까지 처졌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에도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20개로 톱10에 들지 못했다. 1998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4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한 남한과 정반대 행보였다.
그러나 김 제1비서 집권 이후 북한 체육은 달라지고 있다. 북한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북한 체육이 런던올림픽의 기세를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역도, 탁구, 여자축구는 세계 최강=북한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역도에 가장 많다. 런던올림픽 남자 역도 56㎏급 금메달리스트인 엄윤철은 이 체급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그는 지난해 9월 13일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 용상 부문에서 169㎏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엄윤철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해 역도의 전설로 불린 하릴 무툴루(터키)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엄윤철은 무툴루, 나임 슐레이마놀루에 이어 자기 몸무게의 세 배 이상을 들어올린 전설적인 클럽에도 가입했다. 김은국도 런던올림픽 남자 62㎏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김은국은 당시 합계 327㎏을 들어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여전히 현역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여자 69㎏급에서 1위를 차지한 임정심도 인천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릴 태세다. 이밖에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55㎏급 윤원철, 유도 여자 78㎏급 설경, 유도 남자 73㎏급 홍국현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축구, 탁구, 도마에선 금빛 남북 대결=인천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놓고 남북대결을 벌이는 장면도 흥행요소 중 하나다. 먼저 여자 축구에서 남북 대결이 이뤄진다. 여자 축구는 북한이 아시아 정상이다. 북한 여자 축구는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대회와 국제종합대회인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북한 여자 축구 에이스 허은별, 나은심은 한국의 지소연과 남북 대결을 펼친다. 허은별은 한국과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고 나은심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북한이 4강에 오르는 데 1등 공신이었다. 지소연은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대회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탁구에서도 한국이 설욕전을 펼친다. 북한의 탁구 혼합복식 김혁봉-김정 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한국의 이상수-박영숙 조를 꺾고 우승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9㎏급에 출전하는 윤원철도 한국의 김영준과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기계체조 도마 종목은 북한이 한국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현역 최고인 한국의 양학선의 아성에 북한 이세광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남자 축구에서는 FC 바젤에서 한솥밥을 먹은 박주호와 박광룡의 만남이 눈길을 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D-6] 북한 글로벌 스타들, 세계 기록 들었다 놨다… 10위권 문제 없수다
입력 2014-09-13 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