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오늘 발표 1000∼2000원 오를 듯

입력 2014-09-11 04:54
정부가 11일 담뱃값(담뱃세) 인상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금연대책을 발표한다. 담뱃값 인상폭은 1000∼2000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1000원 인상안을 검토했고 보건복지부는 2000원 인상을 추진해 왔다.

두 인상안을 절충해 가격이 결정될 경우 현재 한 갑에 보통 2500원인 담뱃값은 4000원대로 껑충 뛴다. 2004년 500원 인상 이후 10년 만에 사상 최대 폭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담뱃값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도 ‘국민 건강’을 위해 10년째 정체돼 있는 담뱃값을 올려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은 ‘세수(稅收) 증대’와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증세’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11일 오전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거친 뒤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담뱃세 인상안을 논의한다고 10일 밝혔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2000원 인상안을 당에 보고할 것으로 안다”며 “최종적인 인상폭은 당정협의 과정에서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직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구체적인 인상폭과 금연대책을 발표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안에는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담뱃세 인상폭, 인상액의 기금·세목별 배분, 흡연 경고 그림 등 기타 금연 정책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지난 2일 “담뱃값을 2000원은 올려야 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장 낮은 수준인 담뱃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현재 37%선인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20년 29%까지 떨어질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서민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1000원 선에서 검토해 왔다. 최종안은 두 부처의 입장을 절충하는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담배회사를 통해 흡연자들이 내는 세금은 연간 7조원이 넘는다. 담뱃값이 1500원 오를 경우 향후 5년간 매년 3조6000억원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