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지 ‘최저가’ 공개할까… 참여 업체들 치열한 신경전

입력 2014-09-11 03:57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영동대로 한국전력공사 부지 입찰 마감을 약 일주일 앞두고 관계 당국과 입찰 참여 희망업체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입찰 최저가의 공개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전은 지난달 29일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면서 감정평가액(3조3346억원)만 공개하고 입찰 최저가(예정가격)는 밝히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입찰에 참여하려는 업체는 한전의 이런 태도가 불만인 표정이다. 한전이 부지 판매 가격을 끌어올리려고 최저가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일 “자신의 입찰가격이 예정가를 밑돌 것을 우려한 참가자들이 감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을 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주체)이 모두 한전 내부에서 정한 입찰 최저가보다 낮은 금액을 써낼 경우 입찰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다. 예컨대 한전이 내부적으로 3조7000억원을 예정가격으로 정하고 A기업이 3조5000억원, B기업이 3조6000억원으로 응찰한 경우다. 한전은 이에 대해 “입찰 최저가는 어떤 경우에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한전은 입찰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예정가격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에 입력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진행하고 최고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18일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