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한국GM 핵심기술 中에 유출됐다

입력 2014-09-11 05:00
현대자동차와 한국GM의 핵심 엔진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사실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7월 중국과 연계된 국내 엔진 개발업체 B사의 사무실과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달 초 연구원 자택 등도 추가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달 초 B사 관계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 유출에 개입한 연구원이 더 있다고 판단돼 추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이들이 유출한 기술 일부가 중국 업체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의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USB 메모리, 개인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김모(52) B사 대표를 비롯해 기술 유출에 연루된 이들은 현대차, 한국GM 등 국내 자동차 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사해 2000년 B사를 차렸다. 검찰은 이들이 전 직장의 엔진설계 기술표준자료 등을 무단으로 들고 나와 기술개발에 사용했다고 보고 지난 7월부터 수사를 벌이고 있다. 2개월 남짓한 수사 과정에서 B사를 통해 무단 유출된 국내 기술 자료가 중국 업체로 넘어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유출 자료의 파일명을 변경하고 내용도 중국어로 번역해 기술개발 사업 계약을 맺은 중국 자동차 업체에 최근까지 제공해 왔다고 한다. 현재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술은 한국GM의 엔진설계 기술표준자료 90여건과 현대차의 엔진 실린더 밸런스 개선 자료 등이다.

검찰은 이들이 퇴사 후 최근까지 현대차 등 국내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기술 자료를 제공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내부 연루자를 찾아내는 수사도 벌이고 있다. B사는 국내 모 대학의 자동차 내연기관 연구소 동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업체다. 검찰은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기술 유출 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이달 중순 이후 핵심 피의자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