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시설에 의존하는 한국 유아교육… ‘사립’ 다니는 비율 OECD 톱3

입력 2014-09-11 04:39 수정 2014-09-11 16:03

우리나라가 유아교육을 ‘값비싼’ 사립 시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립 교육시설에 다니는 유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톱3’에 들었다. 우리나라는 사립 유치원이 국공립보다 수십 배 비싸지만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립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부는 10일 OECD 34개 회원국과 10개 비회원국(파트너 국가) 등 44개국을 조사한 ‘2014년 OECD 교육지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파트너 국가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주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이다.

우리나라 6세 이하 어린이 중 84.0%는 사립, 16.0%가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표 참조). 사립 비중이 OECD 평균(31.5%)보다 2.6배나 많고, 국공립 비중은 4분의 1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사립 비중이 높은 국가는 뉴질랜드(98.6%)와 아일랜드(98.1%)뿐이었다. 44개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인도네시아(97.2%) 등 3개국에 불과했다.

OECD 조사 결과는 유아교육을 국가 책무로 규정하는 국제적 트렌드를 보여준다. 국공립 비중이 80% 이상인 국가는 체코(97.9%) 등 17개국으로 OECD 회원국 절반에 달했다. 국공립 비중이 90% 이상인 국가도 10개국이나 됐다. 우리나라처럼 사립 비중이 국공립보다 높은 국가는 뉴질랜드, 아일랜드, 호주(78.0%), 일본(71.3%), 칠레(66.5%), 독일(65.1%), 벨기에(52.9%) 등 7개국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사립 의존도가 높은 건 유아교육 수요가 많은 대도시일수록 국공립 비중이 낮은 구조 탓이다. 2014년 유치원 정보 공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공립 유치원은 4565곳, 사립은 4127곳으로 국공립이 더 많지만, 서울(국공립 184곳, 사립 694곳) 부산(76곳, 314곳) 등 유아교육 수요가 많은 대도시는 사립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용은 사립이 월평균 19만5078원으로 국공립(8314원)보다 23.4배나 비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