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도 크리스천들 세월호 유가족 위로

입력 2014-09-11 03:38
5명의 크리스천들(가운데)이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기독교 종교인 단식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크리스천들의 기도는 추석 연휴에도 이어졌다. 연휴 마지막 날이자 대체휴일인 1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는 5명의 크리스천이 금식하며 유가족들과 고통을 나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하나님의 말씀에 이끌려 휴일을 마다하고 이곳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금식에 들어간 대학생 현준호(24)씨는 “오늘이 쉬는 날이라서 오히려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다”며 “모든 사람이 정의롭고 선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씨와 함께 온 대학생 이병주(24)씨는 “그동안 교회는 정교분리를 내세우며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는데 세월호 참사는 그럴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역사적 아픔에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동참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온 학생신앙운동(SFC) 박현혁(28) 간사는 “하나님이 허락한 이 세상에서 다음 세대가 안전하게 살길 바라는 유가족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오늘이 생일이지만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인 지난 8∼9일에도 크리스천들은 광화문광장 종교인단식장에서 기도를 이어갔다. 이들은 하루 금식을 실천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성역 없이 규명하고 10명의 실종자를 찾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모임’은 다음 달 10일까지 릴레이 금식기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회 앞 1인 시위도 11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는 11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재개한다. 촛불기도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자하문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리며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는 날까지 계속된다. 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는 12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글·사진=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