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신임 감독 “한국축구는 젊고 미래가 있다”

입력 2014-09-11 03:06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수장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관중석에서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지난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한국 0대 1 패)을 지켜본 뒤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는 경기 후 “한국축구는 젊고 미래가 있다”고 진단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히려면 어떤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까.

우선 ‘슈틸리케호’가 순항하려면 한국인 코치와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외국인 감독은 취임 초기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인 코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인 코치의 역할을 인정하고 중용할 계획이다. 그는 “외국인 감독은 자신의 코칭스태프를 4∼5명 데려오지만 난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를로스 사무아 수석코치만 생각하고 있다”며 “나머지는 한국인 코치로 채워 선수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의 유일한 한국인 코치인 신태용 전 성남 감독(44)은 “슈틸리케 감독의 손발이 되겠다”며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까지 선수들을 파악해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선수들을 융화시키는 것을 자신의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그는 최근 독일 TV ‘스포르트 1’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첫 임무는 예정된 평가전을 치르며 아시안컵(현지시간 2015년 1월 4일∼26일·호주)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때까지 경험 있는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섞인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좋은 선수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며 “향후 몇 달 동안 한국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그것은 특정한 스타일을 고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가지 스타일만으로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어떤 날엔 짧은 패스로 경기를 하는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날엔 공중 볼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무한 주전경쟁을 벌이는 시스템을 갖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체제에서 일부 선수들이 “나는 무조건 주전”이라며 느슨한 마음가짐으로 훈련에 임한 것을 꼬집을 것. 또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장기 계약을 맺은 슈틸리케 감독은 11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계약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자택이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돌아가 짐을 꾸려 아내와 함께 다시 한국에 올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상대로는 남미의 또 다른 강호 파라과이와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가 거론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