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생애 첫 세계선수권 개인전 金

입력 2014-09-11 04:30 수정 2014-09-11 14:54

‘권총 황제’ 진종오(35·KT)가 34년 묵은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했다.

진종오는 9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60발 합계 583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세계 기록은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알렉산드르 멜레니에프(소련)가 세운 581점이다. 멜레니에프의 이 기록은 국제사격연맹(ISSF)의 부문별 세계기록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다. 이 부문 진종오의 종전 최고 기록은 2012년 5월 국내 경호실장기에서 세운 579점으로 이번에 4점이나 끌어올렸다.

이로써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등 두 종목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진종오는 2009년 4월 창원에서 열린 ISSF 월드컵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594점으로 세계기록을 세운 바 있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본선을 통과한 진종오는 결선에서도 192.3점으로 우승하며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날 50m 권총 단체전 은메달에 이은 두 번째 메달이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진종오지만 4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종오는 “50번째 발을 쏜 다음부터 세계기록이 의식돼 신중해지면서 평소보다 본선 시간이 20분 이상 더 걸렸다”고 되돌아보며 “(마지막 발을 쏘고 난 뒤) 관중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영광스럽다고 느꼈다”고 기뻐했다.

한편 진종오는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2016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사격의 올림픽 쿼터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에 주어지지만 3연속 올림픽 제패를 노리는 진종오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사격 종목에서 랄프 슈만(52·독일)과 함께 개인전 통산 최다인 올림픽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진종오가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사격의 전설’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