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 유행어 실제 주인공 한국 귀화의 꿈 좌절

입력 2014-09-11 03:51
네팔 출신 티베트인 라마다와 파상(한국명 민수)씨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한국 귀화가 무산된 심경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장님 나빠요’란 유행어를 낳은 개그 프로그램의 실제 모델이자 박범신씨 소설 ‘나마스테’의 주인공인 네팔 출신 티베트인 라마다와 파상(한국명 민수·38)씨가 한국 귀화의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민수씨가 귀화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지난 4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1997년 한국에 온 민수씨는 결혼이민자 자격으로 머물며 2008년부터 네팔·티베트 음식점을 운영했다. 2011년 음식점이 재개발로 강제 철거될 때 이에 맞서다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월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귀화 신청을 한 민수씨는 이 때문에 3월 법무부로부터 불허 통보를 받았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국적법상 귀화 요건인 ‘품행 단정’에 저촉된다는 이유였다.

민수씨는 생업이 위협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음식점 철거작업을 저지하다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점과 현재 한국인과 결혼해 세 자녀까지 둔 점을 고려해 귀화를 허가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는 대한민국의 법적 안정성과 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한 행위여서 비난 정도가 크다”며 민수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민수씨는 다시 귀화 허가 신청을 낼 수 있고, 귀화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