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 선생 1주기 추모전

입력 2014-09-11 03:23

‘영원한 청년작가’ 고(故) 최인호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오는 25일로 꼭 1년이 된다. 선생의 아내 황정숙 여사는 남편의 1주기를 맞아 특별한 추모전을 준비했다. 영인문학관·여백출판사와 함께 여는 추모전 ‘최인호의 눈물’(사진)이 그것이다.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영인문학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고인이 부인에게 보낸 연애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작품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쓰느라 촉이 비뚤어져버린 만년필, 항암치료를 받아 빠져버린 손톱에 끼우고 글을 쓰던 고무 골무, 생애 마지막 날에 기도하며 흘린 눈물 자국이 허옇게 번져 있는 책상 등이 전시된다.

편지 자료만 해도 다양하다. 결혼 전 황 여사에게 보낸 사랑 편지들, 어머니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 손녀와 주고받은 편지, 생전 각별했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 등 육필 편지에서 만나는 그의 필체는 반갑다.

‘가족’이라는 글을 300회나 연재한 고인의 애틋했던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사진과 자화상, ‘성난 얼굴로 돌아보다’의 세트장 스케치 등 고인이 그린 그림도 볼 수 있다.

데뷔작인 ‘견습환자’를 비롯해 출세작 ‘별들의 고향’ ‘개미의 탑’ ‘술꾼’ ‘무서운 복수’ ‘귀엣말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지구인’ ‘길 없는 길’ ‘상도’ 등 육필 원고도 눈에 띈다. 2년 먼저 세상을 뜬 박완서 선생이 생전 투병 중이던 후배 최인호에게 보낸 위로의 편지 등 문단과 연극, 영화 관련 자료들도 선보인다. 이 전 장관은 1주기 전시 도록에서 “인호가 세상을 떠났다. 나쁜 녀석. 영정 앞에 향불을 피우며 욕을 했다. 내 가슴에 그렇게 큰 구멍 하나 뚫어놓고 먼저 가버리다니(중략) 보고 싶다 인호야”라며 고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