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열흘간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사전 공개(프리오픈) 행사에서는 랜드마크를 보려는 인파와 싱크홀 우려 등에 불안한 인근 주민의 표정이 극명히 대비됐다.
"건물을 짓기 전에 안전을 먼저 짓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약 15분간 상영한 동영상의 대부분을 '안전'과 '교통난' 우려 해소에 할애했다. "단단한 암반에 기초해 비행기 충돌 시뮬레이션에서도 건물이 끄떡없을 것"이라는 해외 전문가 인터뷰, "차수벽을 암반까지 설치해 지하수가 인근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았다"는 직원의 설명 등이 이어졌다. 시간당 700대만 사전 예약을 받는 주차예약제 등 교통 대책도 제시했다.
홍보영상을 관람한 뒤에는 명품관과 쇼핑몰, 아쿠아리움과 종합방재실을 둘러보는 '투어'가 진행됐다. 프리오픈 행사는 이처럼 1시간짜리 견학코스로 예정됐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1시간 간격을 30분으로 줄이고 홍보영상을 제외한 일정을 새로 짜야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10일 "6일부터 닷새간 추석 연휴 중에 당초 예상보다 배 이상 많은 1만2500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몰려든 인파와 달리 인근 주민들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신천동에서 아들과 함께 방문한 오모(37)씨는 "제2롯데월드 개장 여부는 공정하고 독립된 기관에서 국민들에게 판단해줘야 하는 거지 일반인이 둘러본들 롯데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겠냐"며 "사전 개방을 한다니까 보러오긴 했는데 기업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잠실동에 사는 주부 박경희(37)씨도 "불안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다. 둘러보니 좋긴 한데 명품관 위주여서 서민 입장에선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 승인 결정을 미루는 대신 시민들에게 안전 점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사전 개방 행사를 결정했다. 그러나 사실상 제2롯데월드의 홍보 행사로 진행돼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제2롯데월드 현장 기대·우려 교차
입력 2014-09-11 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