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복지천국 스웨덴으로 시리아를 비롯한 분쟁국가 난민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이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 스웨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스웨덴으로 몰려들고 있는 난민은 주로 시리아와 이라크 등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곳 출신들이다. 남부의 말뫼항을 통해 1주일에 2000명가량이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난민심사를 위해 수용소에 수감되는데, 신청자가 너무 많다 보니 스웨덴 정부는 주변 모텔은 물론 유스호스텔과 각종 휴양지 등을 빌리고 있다.
그런데도 난민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올해에만 8만명이 입국할 것으로 스웨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해 5만4259명을 받아들였다. 1992년 이래 최고치로, 올해는 이 기록을 다시 깰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 당국은 지난 7월 이들을 감당하기 위한 수용시설 임차 등에 필요한 예산 480억 크로네(약 7조725억원)를 신청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 들어 이라크에서 발생한 난민이 80만명을 넘어서고, 이들 중 상당수가 독일이나 스웨덴행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웨덴 정부도 난민신청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난민이 대거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이들이 스웨덴에 입국해도 안정적으로 정착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당장 직업을 구하기 힘들다. AFP는 망명이 허가된 사람 중 3년 안에 직업을 갖는 이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시리아 출신 법률가인 마이손 마흐무드(35·여)는 “난민이 이곳에 도착해도 언어를 포함한 여러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망명이 허가됐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거주지가 없는 난민도 1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4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반(反)이민정책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의 지지율이 10∼12%까지 치솟으면서 정책이 바뀔까 난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월드 화제] 복지 천국 스웨덴 “이러다 난민 천국 될라”
입력 2014-09-11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