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오후 9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약화시키고 결국에는 파괴하기 위한 전략'을 설명한다. 특히 이날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미국에 자행한 9·11테러 13주년 전날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IS에 대한 전략이 아직 없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지 10여일 만에 '대책'을 들고 나온다는 의미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깜짝 놀랄 만한 구체적인 행동계획보다는 복잡한 이번 사태의 본질에 대한 설명과 대응 방향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8, 9일 백악관 사전 브리핑에 참석한 안보 전문가들과 의회 지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을 예멘과 파키스탄 등의 알카에다에 대한 선별적 공격보다 훨씬 복잡한 장기 군사작전으로 묘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새뮤얼 버거는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큰 그림은 이것이 장기 계획이 될 것이며, 미국의 지도력이 필요하고, 미국 대(對) 수니파 간 대결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NYT 등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에 국한된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셸 플루노이 전 국방부 정책차관은 WP에 "오바마 대통령은 IS의 전략적 목표물이 어디에 있든 간에 이를 공격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습 범위를 시리아로 확대할 경우 그동안 군사개입 확대를 자제해온 중동 전략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는 게 미 언론과 워싱턴 외교 소식통의 분석이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우방국과 서방국들의 공동전선을 형성해 이라크 내 IS에 대한 군사 공격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 예고 없는 방문에 대해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장관이 이라크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고, IS 격퇴를 위한 미국의 지원 증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선회'에는 미국인들의 의식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뿐 아니라 시리아에도 공습을 단행하는 데 대해 미국인의 65%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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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리아 공습’ 가닥… 미국인 65% “공습 확대 찬성”
입력 2014-09-11 0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