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큰 대가 치러야”… 나토, 추가제제 합의

입력 2014-09-06 03:23
우크라이나 정부와 동부지역 분리주의 반군이 5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휴전 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1년 가까이 유럽을 뒤흔들어 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사태가 해결의 수순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민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다자 실무대표단 모임인 ‘접촉그룹’ 회의가 열렸으며 휴전을 위한 조건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접촉그룹 회의에서 반군과의 휴전이 성사될 수도 있다”면서 “회의 결과를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반군 역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대표가 분쟁 해결안에 서명하면 5일 오후 2시부터 휴전 명령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지난 3일 몽골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5일 회의 때 휴전에 관한 최종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이런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28개 회원국 정상은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나토는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서 개최한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1500만 유로(20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 기금 조성에 합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군사지원 기금은 후방지원 및 지휘체계 정비, 사이버전, 부상자 치료 등에 사용된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정상들은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 포로셴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 회의를 갖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정상들은 러시아가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에도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나토 정상들은 5일 속개되는 회의에서 동유럽 회원국에 이틀 내 배치 가능한 신속대응군 창설을 승인함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나토 회의에는 일본 정부도 참석해 일본 자위대와 나토군의 공동 훈련을 조율했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카바 미쓰오 벨기에 주재 일본대사가 분과회의에 출석했으며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도록 헌법 해석이 변경됐기 때문에 나토와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일본이 나토 가맹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토와의 공동 훈련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