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난파된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신임 사령탑에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고 5일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다. 외국인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은 2007년 7월 핌 베어벡(네덜란드) 감독 이후 7년 만이다. 또 독일 출신 대표팀 감독은 1991년 1월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총감독을 맡은 이후 23년 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같은 날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A매치 날짜인 10월 10일과 14일 경기부터 대표팀을 직접 지휘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시절 1977년부터 1985년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외국인 선수상을 네 번이나 받았다. 1975년부터 독일 대표팀에서 10년간 활약했다. 현역 시절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1988년 은퇴 이후 곧바로 스위스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후 스위스와 독일 등에서 클럽팀 감독을 맡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대표팀 수석 코치를 지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2008년부터 올해까지 카타르 클럽에서 활동했다. 2012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김기희(전북 현대)가 카타르 알 사일리아 SC로 임대됐을 때 그 팀의 수장이 바로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축구협회가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것은 한국 축구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2000년대 초반 잇단 부진으로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독일은 대표팀을 재건하기 위해 과감한 유소년 투자, 세대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기술적으로는 압박과 역습에 주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기간인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의 유소년·청소년 대표팀을 맡으며 독일 축구 체질 개선의 자양분 역할을 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를 당한 뒤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과 딱 맞아 떨어진다는 의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경기가 없을 때에는 국내에서 유소년 발전에 힘을 써줄 수 있는 등 한국 축구 정서와도 맞아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슈틸리케 감독이 클럽이나 국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별다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기전이나 토너먼트에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獨 슈틸리케… 핌 베어벡 이후 7년만의 외국인
입력 2014-09-06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