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4일 국제해킹그룹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며 정부 사이트를 테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대학생 우모(22)씨와 고교생 강모(17)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배모(14)군은 중학생인 것을 감안해 같은 혐의로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으며 필리핀 국적으로 추정되는 주범 A씨는 이름과 소재 파악이 불가능해 기소중지 처리됐다.
이들은 페이스북으로 서로를 알게 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 3월 강군이 유치원 원장에게 눈을 맞아 다친 아이 사진을 올리며 정부를 비난하자, A씨는 사이버 테러를 제안했다. 이들은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며 4월 14일을 해킹 예고일로 잡고 유튜브 등에 해킹 예고 동영상을 올렸다. 해커들이 이용하는 정보공유 사이트에 지원을 요청했다. 자신들을 어나니머스 소속 조직원이라고 밝힌 5명이 ‘해킹을 돕겠다’는 의사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범행 계획이 언론에 노출되고, 일부 어나니머스 조직원이 공격 계획을 부인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해킹을 돕겠다는 어나니머스 조직원도, 공격을 부인한 어나니머스 조직원도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강군 등 3명을 검거하면서 중고생들의 철없는 사이버 테러 시도는 ‘해프닝’으로 종료됐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중고생이 “정부 사이버 공격” 어나니머스 사칭 협박
입력 2014-09-05 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