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유명 포털사이트의 ‘파워블로거 넘버 2’라고 소개하며 고가품을 싸게 사주겠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대부분은 서울 강남이나 용산 일대에 사는 부유층이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파워블로거를 사칭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박모(23·여)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고급 주택과 수입차, 골프회원권, 금괴 등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여 20명으로부터 72차례 4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피해자들에게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파워블로거 중 영향력 2위여서 관련 업체들로부터 파격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가방과 벤츠 벤틀리 등 고가 수입차, 용산구의 고급 주택 등을 30∼70%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속였다. 박씨는 수천만원대 수입차나 거래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한 뒤 구입가의 10∼30%를 계약금이나 예치금 명목으로 받아 잠적하는 수법을 썼다.
조사 결과 박씨 블로그는 포스팅 수도 적고 접속자도 거의 없어 파워블로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부유층인 피해자 중에는 현역 야구선수와 중견기업 회장 부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대학을 중퇴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던 상태였으며 포털업체에 확인한 결과 파워블로거에게 특별히 협찬이나 지원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씨에게 피해자들을 소개해준 박씨의 고종사촌 장모(37·여)씨와 미용실 원장 정모(43·여)씨를 함께 입건해 조사 중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포털 2위 파워블로거인데…” 부유층 상대 41억 가로챈 20대 女 구속
입력 2014-09-05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