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임영록 회장… “조직 안정·경영정상화와 정확한 진실 규명에 최선”

입력 2014-09-05 05:39 수정 2014-09-05 13:42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 이후 KB 두 수장의 거취가 갈렸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사퇴했지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사퇴를 거부했다.

지난 1일 이사회에 거취를 일임하며 자진사퇴를 거부했던 이 행장은 중징계 확정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4일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고,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당국에서 적절하게 한 것으로 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란 이유로 노조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했던 이 행장은 1년여 만에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함께 중징계 처분을 받아 사퇴가 예상됐던 임 회장은 퇴근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직 안정과 경영정상화가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절차의 의미에 대해선 "권리구제 절차"라고 언급해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이의신청을 할지도 모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이사회는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 이경재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여러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이 의장과 국민은행 이사회 김중웅 의장을 만나 특단의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두 수장의 퇴진을 요구해 온 국민은행 노조는 임회장의 사퇴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 회장도 사퇴를 하는 게 맞다"며 기존의 출근 저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가 관치금융으로부터 비롯됐음에도 벌써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올까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