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과 미군이 전시(戰時)에 공동 임무를 수행하는 연합사단이 내년 초 출범한다. 국방부는 4일 "주한미군 2사단을 모체로 한국군 여단급 부대가 편입되는 '한미연합사단'이 편성된다"며 "평시에는 양국 군의 연합훈련이 활성화되고, 전시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군이 외국군과 연합사단을 편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최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연합작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미연합사단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공개했다. 한·미 연합부대가 편성되는 것은 1992년 한미야전사령부가 해체된 뒤 22년 만이다. 주한미군 재편에 따른 한반도 중부지역 전력 공백을 메우고 대북 억지력 강화, 전시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한국군의 전쟁기획 능력과 작전운용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미연합사단은 평시에는 미 2사단 지휘부에 한국군 참모요원들이 편성돼 작전계획 수립 및 운용에 참여한다. 또 주기적으로 미 2사단 전력과 우리 군의 지휘를 받는 한국군 여단급 기계화부대의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전시가 되면 한국군 기계화여단과 미 2사단이 하나의 부대로 편성돼 공동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단장은 소장인 미 2사단장이 겸임하고 부사단장은 한국군 준장인 기계화여단장이 맡는다. 참모진은 각각 30여명의 양국 장교들로 구성된다.
군은 전쟁이 발발하면 미 2사단 전력과 우리 군의 전력이 합해진 한층 강화된 복합전력을 바탕으로 한미연합사단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의 임무로는 유사시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초기 대응부터 북한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북한지역 민사작전 등이 거론된다.
한미연합사단은 미 2사단이 있는 경기도 의정부에 설치되지만 미 2사단이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계획에 따라 2016년 평택으로 이전하면 함께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평시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은 2016년 이후에도 경기 북부지역에서 실시될 계획이다.
한미연합사단 구상안은 미 2사단이 평택기지로 이전할 경우 생기는 중부지역의 전력 공백을 메우자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미 2사단 일부를 경기 북부에 잔류시키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미 2사단 이전은 이미 국회 비준을 받은 사안인 데다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절충안으로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2사단에서 해외 파병지로 차출시킨 2개 여단의 공백을 메우는 효과가 있다"며 "전시에 미 2사단 잔여병력이 해외에서 보충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임무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미연합사단 구성만으로 중부지역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한미연합사단은 미 2사단이 경기 북부에 위치했을 때와 같은 대북 억지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며 "효과적 운용을 위해 한·미 양국군의 철저한 대비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전까지 서울에 남을 수도 있다는 소문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용산기지 역시 현재까지는 평택기지로 이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2015년초 한미연합사단 출범… 중부지역 전력공백 메운다
입력 2014-09-05 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