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4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에서 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4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팎에서의 군사활동을 대폭 강화키로 하자 러시아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갖겠다며 맞불을 놨다.
◇미국, 우크라이나에서 첫 군사훈련 vs 러시아, 미·나토 주적으로 규정 검토=나토 정상들은 회원국에 대한 위협을 나토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집단안보 원칙을 재확인하고, 48시간 내에 파견이 가능한 4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동유럽에 군부대를 영구 배치하는 안은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음 주부터 우크라이나에서 1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되는 연례 연합군사훈련 '래피드 트라이던트(Rapid Trident)'에 이탈리아에 주둔 중인 173공수여단 200명을 파견키로 했다. 훈련목적이긴 하지만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또 4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폴란드 라스크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군사훈련에는 F-16 전투기 6대와 군인 120명이 참여한다.
이에 러시아도 래피드 트라이던트 훈련과 비슷한 시기에 카자흐스탄 국경지역에서 4000여명의 병력과 400기 이상의 군사 장비를 동원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러시아는 2010년 채택된 군사독트린을 수정해 미국과 나토를 '주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군사독트린의 주적은 국제테러리즘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은 냉전 이후 나토가 겪고 있는 가장 중요한 안보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나토의 강경 분위기에 맞춰 러시아에 상륙함 수출을 강행하려던 프랑스도 입장을 바꿨다.
◇우크라, "반군과 휴전협정 할 것"=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친러시아 반군과 교전을 중단하는 휴전협정에 5일 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4일 나토 정상회의에 협력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다음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간 다자회의에서 점진적 평화 정착을 위한 휴전협정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5일 오후 2시를 기해 양측이 교전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협정 서명이 이뤄지면 평화 정착 계획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몽골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가지 평화안을 내놨다. 하지만 서방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럽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4일자 더타임스에 실린 공동기고문에서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하고 자국 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주권을 위협하는 등 국제질서 규정집을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美, 우크라 연합훈련 첫 참가… 러시아도 군사훈련
입력 2014-09-05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