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함께 금메달을 따서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광을 다시 한번 국민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춥고 배고픈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 핸드볼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도약을 다짐했다. 한국 남녀 핸드볼 대표팀은 4일 서울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동반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출정식은 선수단 소개와 출사표, 김종하 대한핸드볼협회 명예회장과 한정규 협회 회장직무대행의 격려사, 핸드볼 서포터스 응원전 순으로 진행됐다.
여자 대표팀이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투혼을 발휘해 은메달을 따 낸 이후 '우생순'으로 불린다. 우생순은 후에 이들의 땀과 눈물을 소재로 해 영화로까지 제작됐다.
남녀 대표팀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반 우승으로 핸드볼에서 멀어진 국민들의 관심을 되돌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남녀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우승을 한 것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다.
특히 우생순의 주역인 여자 대표팀의 금메달 가능성은 높다. '돌아온 에이스' 김온아(26·인천시청)와 우생순 시절 직접 뛰었던 베테랑 우선희(36·삼척시청)가 건재한데다 류은희(24·인천시청), 최수민(24·서울시청) 등 젊은 피도 가세했다. 주장 우선희는 "선수들 각오가 남다르기에 이번에는 꼭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년 전 광저우에서 못 딴 금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 대표팀 임영철 감독도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금이 있는 우생순이 되도록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핸드볼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내리 5번 정상에 올랐다가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처음 금메달을 놓쳤다.
남자 대표팀도 각오가 남다르다. 남자 대표팀 김태훈 감독은 "최근 영화 명량 이순신 장군의 마음으로 정말 죽는다는 생각으로 인천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며 "인천에서 꼭 정상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박중규(31·웰컴론코로사)도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손발을 맞췄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을 잘 마무리해 금메달을 꼭 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까지 5연패를 달성했고 다음 대회였던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선 4위에 머물렀다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상을 탈환했다. 남자 대표팀은 특히 올해 초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아시아 정상을 재확인하겠다는 각오다.
모규엽 기자
[인천아시안게임 D-14] 핸드볼 대표팀 출정식“기필코 금메달… 우생순 신화 기대해도 좋습니다”
입력 2014-09-05 0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