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신공영 ‘5년간 회계오류’ 충격… 한꺼번에 ‘정정공시’

입력 2014-09-05 03:30

“이전에 발생한 사업시행권의 인수, 단기대여금 등 금융자산에 대한 손상평가와 관련한 회계오류를 발견했습니다. 재무제표에 회계오류의 수정사항을 소급 반영하고 재작성했습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 24위 중견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은 최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사업보고서 5건을 한꺼번에 정정공시했다. 지난해 151억5400만원이던 당기순이익이 5억5600만원 순손실로 바뀌는 등 5개년간의 흑자가 2012년 한 해만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신공영은 그간 도급사업으로 분류되던 안산유통업무시설이 회계법인 교체 이후 자체사업으로 분류된 데 따른 기술적 오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신공영의 주가는 정정공시 뒤 지난 1일과 2일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주주들 틈에서는 “신줏단지처럼 보는 사업보고서인데 5년 치가 한순간에 뒤집힌다면 과연 믿고 투자할 수 있겠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상장사가 회계오류를 뒤늦게 자인하는 장면은 드물지 않다. 한솔아트원제지도 지난 5월 30일 회계오류에 따라 2009년부터 지난 1분기까지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공시했다. 전산시스템 불안정에 회계 담당자의 사용 미숙이 합쳐져 빚어진 오류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오류 반영 뒤 한솔아트원제지의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22.9%에서 418.8%로 상승하고, 반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연도별로 0.3∼2.1% 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서는 청해진해운 등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사들의 회계 부정이 드러나며 외감 문제가 재차 도마 위에 올랐었다. 올 들어 회계감리 제재를 받은 회사만 21곳이다. 반복되는 오류는 실수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다. 거듭되는 대기업의 법인세 탈세, 사기성 채권발행 등의 근간에는 외부감사제도의 불투명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한신공영에 대한 회계처리 적정성 감리를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향후 주요 감리지적사례와 주석공시 모범사례 등을 공표해 회계오류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