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시험 날짜가 겹치면서 구직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올해 역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 공기업이 필기시험을 같은 날 치르면서 서류전형에 합격해도 한 곳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감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다음 달 18일 신입직원 공채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채용 공고가 나지 않았지만 예금보험공사나 한국거래소도 같은 날 시험을 볼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대체로 한은이 시험 날짜를 먼저 공고하면 다른 금융 공기업들도 같은 날로 정해왔다. 중복 합격으로 인한 우수인재 유출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은 대졸 초임이 3000만원대 중반이고 평균 연봉이 1억원 안팎이라 구직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문은 좁아지고만 있다. 공들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전형에 합격하고도 정작 시험은 한 곳밖에 보지 못한다. 올해 채용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더 줄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70명을 뽑았지만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앞두고 있어 이번엔 50명 내외만 선발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도 40명에서 32명, 금감원도 50명에서 45명으로 줄일 전망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채용을 늘렸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250명을 채용해 지난해보다 50명을 늘렸고, 국민은행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290명의 신입행원을 뽑는다. 상반기까지 합하면 전년보다 50% 이상 채용인원을 늘린 셈이다.
금융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A씨는 “금융 공기업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같은 날 시험을 보는 것은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금융공기업 또 입사시험일 겹쳐… 10월 18일 A매치데이
입력 2014-09-05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