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반영 2분기 성장률, 5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입력 2014-09-05 05:47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물가를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5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을 당초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던 한국은행이 또다시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4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2년 3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속보치에서는 2분기 GDP를 0.6%로 추계했었다. 한은 관계자는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된 6월 국제수지, 산업활동 동향 등을 반영했다"며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금액)이 예상보다 작아진 것이 하향 조정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증가율은 1.9%에서 1.7%로 낮아진 반면 수입 증가율은 0.8%에서 1.1%로 올라갔다. 건설투자(0.4%)와 설비투자(1.1%)는 속보치보다 각각 0.2% 포인트 떨어졌다. 민간소비도 0.3% 감소해 2011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GDP 성장률 조정으로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3.68%가 됐다. 한은은 지난 7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GDP 성장률이 상반기 3.8%, 하반기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명목 GDP는 원화 강세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0.4% 감소해 2008년 4분기(-2.2%)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2분기 실질 국민소득은 1.1% 늘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배당 등으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15%에서 사상 최저치인 0.05%로 인하했다. 지난 6월 0.10% 포인트 낮춘 데 이어 3개월 만에 더 내린 것이다. ECB는 다음 달부터 자산담보부증권(ABS)과 커버드본드 매입과 같은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개시하기로 했다. 유로존에 만연한 디플레이션 위험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