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400명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류가 에볼라와의 전쟁에서 갈수록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9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뒤 "강력한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1552명으로 집계됐던 사망자 수와 비교할 때 불과 며칠 사이 수백명이 추가로 희생된 것이다. 감염 확산을 통제하고자 했던 국제사회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다. 이를 두고 국경없는의사회(MSF) 조안 리우 회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사상 최악의 에볼라 확산 사태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세계는 에볼라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리우 회장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치료소는 임시방편적 치료밖에 제공하지 않아 감염자들이 홀로 죽으러 가는 곳이 됐다"며 세계 각국이 에볼라로 고통받는 지역에 더 많은 의료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 자문역인 게일 스미스도 기자들에게 "에볼라는 아프리카의 질병이 아닌 전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라며 미 정부의 지원 확대를 언급했다.
4일에는 나이지리아 남동부 유전도시 포트하코트에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3명의 에볼라 감염자가 확인돼 WHO가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사망자는 의사로, 숨지기 전까지 진료는 물론 수많은 지역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2, 3차 감염이 우려된다. WHO는 접촉자 중 60명 이상이 감염 위험이 큰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에볼라와의 전쟁서 지고 있다”… 사망자 급증 1900명 넘어
입력 2014-09-05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