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학대학원 강원돈 교수 “교회가 사회문제 의견 낼 때 논리적으로 제시해 설득해야”

입력 2014-09-05 03:50

“교회가 사회 문제에 참여해 공적 의견을 낼 땐 아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견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강원돈(기독교윤리학·사진) 교수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3일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신대원에서 열린 개학강연에서 “교회가 시민사회에 의견을 밝히는 일은 언뜻 보기에 당연하고 심지어 매우 단순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 작업은 치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며 “교회의 언어는 사회가 느끼기에 굉장히 낯설 수 있어 이 말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사회 이슈에 교회가 참여할 때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독일개신교협회의 백서를 들었다. 그는 “독일개신교협회는 사회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때 사회윤리학자, 인문·사회과학자 등 연구위원회를 조직해 백서 형태로 입장을 낸다”며 “교회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제시해 대중을 설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교회가 의견을 제시할 때 세 단계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 ‘문제에 대한 사회윤리적 판단의 규준(規準)과 이를 위한 신학적 근거 제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제안’을 말할 수 있어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교회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사학적 기법과 매체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회를 통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인성적 담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유와 이야기가 사람을 설득하는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며 “매체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것을 잘 활용해야 교회가 공적 영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다만 논리적으로 교회가 나서더라도 시민사회의 신뢰를 받는 모습이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개신교 교회의 사회적 신인도가 극도로 낮아진 오늘날 교회의 의견은 사회에 좀처럼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며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